임산부 출산체험기 (사당점)출산을 너무 쉽게 봤어요~~~(무통x,촉진제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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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게시판에 많은 출산 체험기가 있는데,
대개 '너무 쉬웠어요~~~'이런 종류의 글들만 있어 저는 그와는 좀 다른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저는 사당점에서 33주부터 요가 수업을 받았습니다..
워낙에 컨디션이 안좋았던터라 요가를 하면서 많이 회복은 했지만 생활패턴이 일정치않아 컨디션의 기복은 들쭉날쭉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39주차 2일째 태풍 볼라벤이 온다고 난리가 난 8월 27일 밤부터 아침까지 계속 엷은 피가 나오고 배도 좀씩 아파오고 해서 두려움이 밀려왔지만 요가원에서 출산지도를 받으며, 그리고 이 게시판에 쓰여있는 많은 출산체험기를 통해 출산이 전~~~혀 어려울것 같지 않았기에 진통에 대한 확신이 있을때까지 겁먹지 않고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밖은 거센 바람의 영향으로 모든 나무가 흔들리고,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요가원을 향했습니다.
요가원에는 나말고도 한명의 임산부가 더 있었고 그렇게 우린 둘이서 지도를 받게 되었고 덕분에 진통이 있는듯한 저를 중심으로 한 요가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요가 선생님은 차분히 지도를 해주셨고 덕분에 지도해주신대로 집에서도 계속 요가를 했습니다.
근데 피가 계속 나오는것이 아무래도 걱정스러워 여기저기 수소문해보고 병원에 전화도 해보고 하니 일단 병원으로 가야겠기에 짐을 싸고 동생과 함께 병원으로 갔습니다.
진통이 5분간격으로 있는듯하다고 했더니 자궁문이 2cm열려있다고 입원하라고 하기에 입원을 하고 다시 진통 간격을 정확히 체크해보니 불규칙하게 5분 7분 8분 들쭉날쭉이었습니다. 그런데 양수가 조금씩 새고 있었기에 침대에 누워있으라는데 2cm열렸다는 말에 한참 멀었구나...싶어 잠시 누워있다가 일어나 걷다보니 금새 5cm가 열렸습니다. 근데 아기가 아래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어 양수를 터뜨리고 또 누워있으라는데 답답해서 참을수 없어 또 이리저리 걸어다녔습니다.
그리고 아기는 아주 조금 내려왔다는데 여전히 한참을 더 내려와야한다고 침대에서 대기하라는데 자궁은 8cm가 열려버렸고 어쩔수 없다고 의사선생님을 모셔오고 아기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힘주기는 진행되었고 완전히 내려오지 않은 애기때문에 7,8번 정도 힘주기를 한 후 아가와 만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근데 아가는 둔한 엄마때문에 중간에 머리가 끼어버리고 태변도 먹어버리고 그렇게 8시간여의 진통을 거쳐 어렵사리 세상에 나왔습니다..그땐 이미 태풍이 저멀리 지나간 후였지요..39주차 4일째인 8월 29일 새벽에 아가는 아무일 없다는 듯 그렇게 태어났습니다..물론 머리모양이 좀 찌그러진거외에 다행히 태변으로 인한 다른 증상은 없었습니다.
위의 내용을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출산한것 같아 보입니다만, 물론 난산은 아니기에 어렵게 나았다고는 볼수 없겠습니다.
근데 아쉬움이 남는것은 제 자세였습니다. 제 맘가짐이었습니다.
요가를 늦게 등록했지만 그래도 이완과 호흡을 제대로 할수 있게 되었고 출산지도를 받으면서도 한번에 바로 성공하여 출산을 아~~~주 쉬운일로 보았더랬습니다.
근데 침대위에서 진통을 견디며 출산만을 기다리는 동안 많은 후회가 들었습니다.
우선 진통을 하는데 이상하게 배 아픈것보다 왼쪽 어깨쪽 등뼈가 아팠고 누워있는것이 견딜수 없이 힘들었습니다..대체 왜 거기가 아픈것인지 출산후 알게되었는데 제 평소 자세에 그 원인이 있었습니다. 거의 8년여간을 왼쪽으로 주로 누워자다보니 왼쪽 어깨등뼈가 오른쪽보다 튀어나왔고 침대에 누워있는동안 더 자극을 받아 그렇게 아팠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5년정도 전에 발목을 심하게 삐었는데 제대로 치료를 안하고 세월이 그 고통을 무디게 만들어주었는데 거기가 또 그렇게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어찌나 희한하던지...
그리고 출산후 평소 아프던 오른쪽 골반과 다리, 허리의 통증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아~다행이다...하던 찰나 조리원에서 한시간가량 앉아서 보채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다 보니 갑자기 허리가 무너져 내리는 듯 심하게 아프기 시작하더니 출산전보다 더 통증이 심하게 다가왔습니다..ㅠㅠ 병원에서는 계속 누워서 수유를 해서 그런일이 없었는데 앉으면서 또다시 뼈들이 틀어진 모양입니다..여튼 이런 통증들은 얼른 뼈들이 자리를 잘못잡기전에 운동을 하여 바로잡아야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세 외에 제 맘가짐이 무엇이 문제였냐하면 이완과 호흡을 너무 가볍게 봤다는 것입니다.
전 그저 이완과 호흡을 할수 있으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충분히 진통때 잘 견뎌낼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완과 호흡을 할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게 얼마나 몸에 베어 자연스레 할수있느냐가 문제였던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요가원에 다니는 다른 산모들이 저같은 후회를 하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요가원을 다니며 수련을 하여 이완과 호흡을 할수 있으니 적당히 수련하며 출산준비를 하는것은 절대 아니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을 충분히 익히지 않은 채 진통을 겪으면 말짱 헛것입니다. 저는 충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왠만큼 익힌 이완과 호흡을 통해 진통의 고통을 줄일수 있었지만 진통이 심해질수록 호흡이 멋대로 흘러가버리는것은 스스로 느끼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신랑이 옆에서 일깨워주어 다시 호흡에 신경쓸수는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 또다시 내 신경은 진통에 쏠려 호흡은 엉망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후회가 들었습니다. 내가 자만하지 말고 평소에도 늘 이완과 호흡을 더욱 몸에 익혔더라면 이런 고통을 줄일수 있었을텐데...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명상수련을 제대로 했더라면 진통에 그토록 맘을 뺏기지 않고 아가를 기쁜맘으로 기다릴수 있었을텐데...하고 말입니다. 이런 것을 깨닫고 나니 둘째를 낳는다면 더 잘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
요가원에 다니는 임산부들이 본인들을 위해 좀더 신경써서 이완과 호흡을 해주셨으면...하는 바램에서 글 올립니다~
그리고 저는 틀어진 뼈들을 얼른 잡고 싶어 산후 요가를 갈수 있는 날만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건강한 울 아가사진 함께 올립니다~^^
요가원 다니시는 다른 임산부님들은 저와는 달리 수련 충실히 임하셔서 이쁜 아가 쉽~게 출산했어요~라는 후기 남겨주실수 있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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