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요가의 명상과 이완법이 이렇게 도움이 되는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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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금요일 아침 8시경 첫 이슬이 비쳤습니다.
당시 저는 아직 직장에 나가는 상태였고, 7일부터 휴직계를 제출하기로 하였습니다.병원에 전화하니 평균 24시간내에 분만이 이루어진다고 하더군요.그러나 인수인계도 아직 미진하고, 짐정리도 되지 않아 일단 출근해서 여차하면 신랑도 저도 바로 병원으로 각자 출발하기로 시나리오를 짜놓고 비장한 마음으로 회사에 나갔습니다.
회사에 도착해서 팀장님께 보고하고, 짐정리를 시작했습니다.제가 하던 일도 마무리 지으면서 진통추이를 지켜봤습니다.병원에서는 5분간격이 되면 오라 했지만,제가 다니는 병원이 일산인지라 택시를 타고 가도 약 40분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10분이 되면 집으로 가서 대충 짐을 챙기고 가려했습니다.그러나 그 날 저녁까지도 가진통만 계속될 뿐 진진통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그렇게 퇴근시간 지나서까지 사람들과 함께 있다가 저녁까지 먹고 집에 들어갔습니다.요가를 하면 진진통을 못 느낄 수도 있다는 말에, 또는 제가 둔해서 못 느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간간히 이슬이 비치는 거 외에 아무 증상도 없었기에 마음을 편안히 갖고 평소처럼 지냈습니다.
다음날(3/5) 아침 6시경 또 이슬이 비쳤습니다. 전날보다 더 많은 양이었습니다.아침부터 진통간격을 체크했습니다.10분, 9분, 8분을 왔다 갔다 하다 다시 한참 진통이 없고, 7분까지 가기도 했으나역시 다시 불규칙해졌습니다. 가진통이었나 봅니다.
오후 2시까지 쉬면서 진통간격을 체크하던 저는 결국 안되겠다 싶어친정엄마와 함께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아파트 단지를 걷고, 시장을 보고, 아기용품을 사고..걷다 보니 3시간을 넘게 걸었더군요.그러면서 진통 간격이 짧아지는 듯 했습니다.간간히 불규칙적이기는 했으나 처음에는 10분간격이던 진통이 5분간격까지 짧아졌습니다.집에 와서 다시 진통을 체크했습니다.다시 10분에서 8분, 7분, 6분..드디어 일정한 간격으로 진통이 이루어졌습니다.그 때 시각이 저녁 9시!저희 가족과 신랑은 일단 짐을 챙겨서 병원 근처로 가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힘주려면 허기를 채워둬야 한다는 저희 엄마의 주장이었습니다.
일산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10시경.가면서 진통간격은 6분에서 5분을 왔다갔다했습니다.일단 병원가까이에 도착한 저희는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행여나 다시 불규칙적으로 진통이 오면 다시 서울로 올라갈까 걱정되기도 했고, 병원앞이니 바로 갈 수 있다 싶어 이기도 했지요. ^^;)그래서 진통을 느끼면서도 밥을 열심히 먹었습니다.그리고 다시 10여분 더 주변을 걸었습니다.걷다 보니 5분간격으로 진통이 오는데, 중간중간 강한 진통이 섞여서 걷기가 힘들 정도가 되더군요.
드디어 오후 11시에 이제 때가 됐다 싶어 병원에 내원하였습니다.야간이어서 바로 분만실로 향했습니다.간호사는 5분간격 진통이어도 실제로 진행이 덜 될 수도 있다며 내진을 하였습니다.검사 결과 40% 진행..4cm 자궁문이 열렸다 하였습니다.바로 입원하기로 하였지요.관장을 하고, 입원실을 배정받고 샤워를 하고 다시 분만대기실로 내려온 시각은 3월 6일 새벽 1시!
환자복으로 갈아 입은 저는 신랑과 함께 복도를 계속 걸었습니다.중간 중간 진통이 올 때마다 신랑에게 기대거나 벽에 기대어 골반을 양쪽으로 흔들며 복식호흡을 했습니다.제가 분만하기로 한 병원은 자연분만 및 모유수유를 권장하며,분만 방법도 기본적으로 가족분만에 복식호흡과 아로마분만, 르봐이예분반법 등을 혼합하여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그리고 가만히 누워 진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걷거 하거나 걷기가 힘들 경우에는 공에 앉아 하반신을 부드럽게 흔들도록 했습니다.
진통간격은 순조롭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4분에서 3분, 다시 2분, 그리고 마침내 1분도 안되는 간격으로 강한 진통이 왔습니다.간호사들은 저보고 "참 잘 참는다"고 연거푸 말을 했습니다.진통이 강해질 수록 때가 가까워 졌다고 생각하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했습니다.
5시 46분!드디어 우리 아기가 출생하였습니다.5시부터 침대에 누워 분만의 준비를 마치고, 양수를 터뜨리고 원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바로 그 호흡법을 시행하며 아기의 머리를 돌리고 그 후 10분 후, 두서번의 힘주기를 더 하자 무엇인가가 툭 떨어지는 느낌과 함께 아가가 태어난 것입니다.잠시 후에 아기는 제 가슴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가냘프게 우는 뜨거운 몸을 느끼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왔습니다.그리고 아빠가 탯줄을 자르고,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목욕을 시키고, 제 앞에 뉘이여 젖을 물릴 때는 감사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오늘로써 우리 아가가 태어난지 3일째입니다.다시 한번 아가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과 순산한 것에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저희 아가가 건강하게 자라길 기원해주세요~^^*)
예정일에 정확히 맞춘 것과 초산임에도 빠른 시간내에 분만한 것에 연락을 받은 이들은 모두 신기해합니다.그러면서 너무 쉽게 낳은게 아니냐고도 말하더군요.그러나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시간은 짧았지만, 마지막 힘줄 때의 40여분은 죽을 힘을 다 짜내었던 것 같습니다.(분만을 앞둔 산모님들이 이 말에 겁먹지 말기를..^^;;)
그래서 마지막으로 드릴 당부의 말씀은 절대 겁먹지 말고, 불안해 하지도 말고 요가에서 원장님께 배운대로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또 열심히 운동하고 (특히, 이완법과 호흡법, 그리고 고관절 운동)걷기도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그렇게만 한다면 모든 것이 다 잘 이루어 질겁니다.
임산부반의 순산을 기원합니다. 화이팅~ ^^*
* 2005년 3월 8일 본원 이묘림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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