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요통,두통으로 시작했던 요가였는데(본원 박지영 회원님 수련체험기 및 ♥출산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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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61회 작성일 18-02-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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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기간 : 약 4개월
예정일 : 5월 23일 (초산 1977년생)
출산병원 : 청담마리(민남기 원장님)


임신 소식을 기다린지 1년 6개월이 훌쩍지나고, 심상치 않은 꿈을 꾼 뒤 임신 테스트기를 통해 본 희미한 두 줄...
아직도 그 일요일을 잊지 못한다.
너무나 희미해 임신인지 확신을 갖기도 어려웠지만, 두근 거리는 맘 반, 불안한 맘 반으로 보낸 그 날 하루는 유난히도 길었다. 그 다음날, 착상된 지 1주일 정도 밖에 안되었다는 선생님 말씀...몇 주 전 먹은 약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는 말씀을 듣고나서야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며 쿵쾅거리던 가슴이 진정되었다.

너무나 빨리 알아버린 임신소식 때문이었을까.
남들은 임신했는지 조차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는 4, 5주쯤... 입던 청바지가 불편하고, 속옷도 불편하게 느껴졌다. 친구들은 오버라고 했지만,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즈음, 침대에 잠시 누웠다 일어났는데, 그 순간 허리가 부러질 듯 아팠고, 오른쪽 발을 땅에 디디고 설 수 조차 없었다. 내 평생 그리 아파본 적은 첨이었다. 오른발을 땅에 딛지 못하니 심하게 절룩거리며 걸을 수 밖에 없었고, 혼자 침대에 누웠다 일어날 수도 없었다. 더욱 괴로운 것은, 배 속의 아가를 위해 파스도 붙이지 못하고,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남은 임신 기간을 보내야 하는지... 눈 앞이 깜깜해졌다.
그렇게 2주쯤 지나자 허리 통증은 약간 남아있었지만, 걷는 것은 훨씬 수월해졌다.

이밖에도 임신하고 나를 괴롭힌 것은 두 가지가 더 있었다.
수시로 찾아오는 두통과 심하게 예민해진 성격이었다.
임신 전부터 편두통은 한 번씩 있었는데, 임신 후에는 자다가도 머리가 아파서 깰 정도로 심해졌고, 훨씬 자주, 훨씬 많이 아팠다. 약도 먹을 수 없어서, 머리가 아프면 한 번씩 벽에다 머리를 일부러 쾅쾅 부딪힐 때도 있었다.
신경은 또 왜그리 예민해 지는지...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화가 나고, 눈물이 나고, 짜증이 났다.
원하던 임신이었고, 너무나 기뻐하고 있는데, 왜 이런 기분이 되어야 하는지, 정말 나 자신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임신만 했다하면 하루 종일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고, 좋아하는 그림책을 실컷 보며, 이 멋진 세상을 매일 아가에게 이야기 해 주겠다던 나의 꿈은, 요통과 두통과 신경질 속에 어디론가 아스라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임신기간의 반이 흐르고 21주가 되었을 때,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남은 20주도 이렇게 빨리 흘러버리면 어떻하나... 아가가 내 속에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귀중한 시간을 그냥 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출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바빠졌고, 출산에 대한 공포도 함께 엄습해 왔다.

예전부터 생각해 오던 요가를 하기로 마음 먹고, 집 근처 요가원을 인터넷으로 찾았다.
의외로 집 근처에는 임산부만을 위한 요가교실을 여는 곳이 없었고, 그러다 한국명상요가센터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한국명상요가센터의 홈페이지에서 출산체험기를 거의 다 읽었다.
선배 임산부들의 수련 체험기는 확실한 힘이 되었다.
특히 '아프던 허리가 나았다'는 체험기를 보는 순간, 당장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통은 나를 그만큼이나 힘들게 했고, 그 당시 매달릴 곳은 요가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임신 21주째 부터 수련을 시작했다.
버스로 편도 50분 거리... 임신한 몸으로 급정거, 급출발을 반복하는 버스를 50분간 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허리만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수련 첫 날...

뭐가 뭔지도 모르고 5단계 베개 이완법을 하는 순간, 정말 악 소리가 나올 뻔했다. 땀이 삐질삐질 나고,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아플 수록 힘을 빼라는 말씀은 무슨 말씀인지 도통 모르겠고......
그렇지만 '출산시의 고통은 이보다 더 심합니다.' 이 한마디 말씀만은 가슴 속 깊이 와 닿았다. 이것도 못견디면 어떻게 출산을 하겠단 말인가. 연습과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열심히 하면, 베개 이완법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았고, 허리도 나을 것 같은 이상한 믿음이 생겼다.

수련 둘째 날...
사실 뭐가 뭔지 몰랐던 첫 날보다 둘째 날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같이 수련 받는 주위 회원님들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약간 생겼기 때문이다.
이 때만해도 나보다 배가 더 많이 나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일찍 오셔서 눈 감고 이런 저런 동작을 취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베개 이완법으로 편안한 표정을 짓고 쉬고 계신 분들도 계셨다. 내가 보기엔 다들 도 닦는 분들처럼 진지하고 평화롭게 보였다.

나에게도 저런 날이 올까... 배가 저만큼 불러올 날도 오지 않을 것만 같았고, 저렇게 편안한 표정으로 베개를 허리 아래에 두고 쉴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나는 그냥 나와는 관계 없는 다른 세상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이 날 느꼈던 기분은 참으로 묘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 때 선배 회원님들의 진지한 표정과 밝은 안색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조금 더 진지한 마음 가짐으로 수련에 임하게 되었던 것 같다.



세번 째 수련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허리가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세 체크도 받고, 통증 클리닉도 받아서 그런지, 일상 생활에서도 자세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었다. 그리고 임산부 수칙을 꼭 지키며, 남은 임신 기간을 충실히 보내겠다는 다짐도 했다.
수련을 받으면서 허리는 이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사실 수련 체험기에서 아프던 허리가 안아프게 되었다는 글을 몇 번 읽은 적이 있어서 허리는 나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그다지 기대하지도 않았던 두통이 사라진 것이다.
수련 시작 후, 딱 두 번 머리가 살짝 아팠을 뿐, 그렇게 하루걸러 하루씩 징그럽게 나를 괴롭히던 두통이 어느 순간 없어진 것이다.


수련 한 달이 지나고 재등록 할 때, 매일 반으로 재등록했다.
수련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의 몸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베개 이완법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매트와 베개도 샀다.
항상 몸이 찌뿌퉁하다는 남편에게 요가 동작도 가르쳐 주고, 베개 이완법도 시켜봤다.
짧은 시간 동안 했을 뿐인데, 남편은 허리가 부러질 것 같다고 힘 뺄 생각을 안해서 잠시 하고 말았지만, 그 다음 날 아침에 너무 잘 잤다고 했다.
아무래도 전 날 밤 요가 따라 한 게 효과 있는 것 같다고, 또 해달라고 해서, 그 이후로도 틈만 나면 앉아서 하는 요가 동작 몇 가지를 같이 했다. 베개 이완법은, 지도자도 아닌 내가 어설프게 시켰다가 큰 일 날 것 같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

그렇게 요가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고, 원장님과 선생님께서 언제나 강조하시던 일상 생활 속에 힘 빼기도 어느 순간 자동적으로 되고 있다.
사실 그 전에는 내가 몸에 그렇게 힘을 주고 긴장한 상태로 순간순간을 보내는 줄 몰랐다.
괜히 내 몸에게 미안해지기도 했다.

수련을 받는 시간에 원장님과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말씀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베개 이완 중에 살짝 잠들 때도 있었고, 집중이 안돼서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는 것 처럼 희미하게 들릴 때도 있었지만, 기분 좋게 가볍게 깨어서 쉬는 것도 경험해 보았고, 수련 시작 전 무거웠던 몸이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훨씬 가벼워진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 달부터는 다시 일주일에 세번만 수련하기로 했다.
매주 뭔가 일이 생겨 매일 꼬박꼬박 오기가 생각보다 힘들었기 때문이다.
같이 수련하시는 분들 중에는 하루도 안빠지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사실 나는 그 정도로 열심히는 아니었다.
중간중간 여행을 떠나거나, 친정인 부산에 일주일쯤 들르거나 해서 수련을 빠진 적도 제법 많았고, 컨디션이 좋다 싶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무리하여 쇼핑을 오래 한다던지, 컴퓨터를 오래한다던지 해서 피곤에 지친 몸으로 다시 수련하러 온 적도 많았다.

그 때마다 원장님께서는 어김없이 지적해 주셨는데, 어쩔 땐 너무 지적을 많이 받아서 원장님 뵙기가 죄송하고 무서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적해 주시는 목소리가 생각나서 임산부 수칙을 더 신경써서 지키고, 집에서도 틈 날 때마다 베게 이완법을 하게 되었다.
내 몸을 나보다 더 신경써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정말 큰 힘이 되었다.

태교라고 별 다른 것도 하지 못해서 항상 아가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수련시간마다 아가를 느끼고 아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심하게 예민했던 신경도 스스로 다스리려고 애썼다.
원장님 말씀대로, 남편은 바꿔도 아이는 못바꾸는데, 어찌보면 아이보다 나를 위한 노력이지만, 지금 생각하니 나를 위한 노력이 곧 아이를 위한 노력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언제 아이가 태어나도 문제 될 것이 없는 시기라 한다.
굳이 달력을 보지 않아도, 수련받으시는 분들 중 나보다 배가 많이 나오신 분들이 이미 보이지 않고, 출석부 이름도 앞자리로 훌쩍 뛰어 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출산일만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생각하니, 수련을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다름아닌 출산에 대한 자신감인듯 하다.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아무런 준비 없이 임신 기간을 보냈더라면 지금 이 순간 느끼는 두려움은 '공포'에 가까웠을 것이다.

사실 지금도 나는 어느 정도 두렵다.
얼마나 두려웠으면, 34주쯤에는 출산하는 꿈도 꾸었다.
진통과 출산의 순간이 나름대로 생생하게 느껴지는 꿈이었는데, 신기한 것은 꿈에서도 원장님 말씀이 생각났다는 것이다. 어깨에 힘 빼고, 호흡은 잘 되고 있는지를 꿈에서도 체크했는데, 실제 출산의 순간은 더욱 고통스럽겠지만, 꿈에서도 잘 해냈으니, 실제로도 잘 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허리가 아파서 시작한 요가로 출산에 대한 자신감까지 얻게 될 줄은 몰랐다.
끝까지 수련한 것을 떠올리며 자신감 있게 출산에 임하고, 그 며칠 뒤에는 웃으면서 출산 체험기를 올릴 것이다.
이렇게 건강한 몸과 여유있고 차분한 맘으로 출산을 기다리게 도와주신 원장님과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본원 박지영회원님께서 2007년 5월 17일 첫아이를 자연분만하였습니다.

당일 새벽 가벼운 가진통으로 시작해서 5분간격으로 병원에 갈 때까지도 진통은 참을 만한 것이었습니다.
9시경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50%가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촉진제를 맞고부터는 진통간격이 무척 빨라지면서 아무생각도 할 수가 없을 만큼 힘들었는데 진통이 너무 심해지자 오히려 정신이 들면서 훈련한대로 이완 호흡을 하였다고 합니다.
눈을 감자 수업중의 원장님의 지도의 말들이 그대로 귀가에 들리더랍니다.
'어깨에 힘빼고, 호흡하고...", 조절이 안될때는 '이제 끝이다'믿으며 지도받은대로 출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진행이 무척 빨라지면서 '모범 산모'라며 '훌륭하다'는 칭찬을 들으며 만출기까지 무난하게 하였습니다.
부산에 계신 친정어머니와 동생이 올라오기도 전인 낮 12시 10분에 3.12kg의 건강한 첫아기를 순산하였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회원님은 그간 성실하게 수련한 것이 바탕이 되어 힘든 순간에도 심신에 밴 이완과 호흡으로으로 잘 넘길 수 있었고, 원장님의 만출기 지도시에 이뤄졌던 출산과정에서 겪게 될 마음의 힘든 구비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잘 숙지하고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생한 출산체험기도 보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다른 임산부님들께도 큰 도움이 될 소중한 출산 체험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박지영 회원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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