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매일하던 4단계 이완법보다도 더 쉬웠습니다.(왕십리 지원 정수현 회원님 ♥♥♥출산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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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매일하던 4단계이완법보다도 더 쉬웠습니다.
10개월간의 임신 기간 동안 힘든 순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출산의 순간은 솔직히 싱거울정도로 간단하게 지나갔습니다.
2005년 7월, 임신을 계획하던 중 직장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요량으로 요가원을 찾았습니다. 그저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요가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쉬지 못하는 탓인지 임신 초기에는 약간의 소화장애로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임신 5개월부터 3개월간은 일본에서 생활을 하게 되어 잠시 요가원을 나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비자세나 고양이자세 등 간단하게라도 빼먹지 않으려고 했고, 대신 매일 1-2시간씩은 꼭 걸어다니려 애썼습니다.
임신 8개월에 귀국해서 바로 다시 요가원을 나왔는데, 아마도 빼먹은 시간을 보상하고자 하는 마음과 직장을 그만두면서 생긴 너무 많은 시간적 여유가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요가원에서의 수련 외에 집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혼자 수련을 하고, 매일 1시간 이상씩 걷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더 빨리 좋아져야한다는 조바심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결과는 임신 36주, 그동안 문제라고는 없던 우리 아기가 갑작스럽게 역아가 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역아 진단을 받고 나서 더욱 이완하고 편안하게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처음에는 더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오히려 약이 되었는지 다른 욕심이나 조바심 같은 것은 모두 잊고 그저 편안하게 이완하는 것에만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8주 정기검진때 아가는 다시 자기 자리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요가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무조건 쉬어야한다는 생각에 이완만 하겠다는 마음으로 했는데, 시간이 가고 수련 시간도 늘어가면서 조금씩 나아져가는 자신의 모습에 정작 중요한 건 잊고 겉모습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임신 38주때부터 간간히 가진통이 오긴 했지만, 단순하게 자궁이 단단하게 수축되어 오는 느낌이 있을 뿐 전혀 통증은 없었으나, 매 가진통이 올 때는 이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슬도 두번이나 비쳤지만 별 다른 진행은 없었고 이미 자궁문이 2센티가량 열려있다고 했는데 예정일 하루 전 정기검진일에도 똑 같은 상태였습니다.
예정일 당일 새벽부터 이슬이 끊임없이 나오고 자궁이 수축되는 느낌이 10분간격으로 오는 것 같아 병원으로 전화를 하니 아무런 통증이 없다는 제 말에 병원에서는 통증이 없으면 나오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여, 이날도 지하철을 타고 요가원에 갔습니다.
요가원에서 수련하는 동안에도 통증이 더해지지는 않았으나 이슬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았고, 요가하는 사람들은 진행이 갑작스럽게 빨라질 수도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신랑은 일을 끝내고 병원으로 바로 오라고 해두고, 집에와서 혼자 짐 챙기고 밥 챙겨 먹고 느긋하게 택시타고 병원에 갔습니다.
막상 검사를 하니 벌써 진통이 5분간격으로 오고 있으니 입원하라고 하셨는데 그때 시간이 오후 5시경이었습니다. 신랑이 오고 입원 수속을 밟고 분만실가서 관장하고, 집에 전화드리고 나니 6시, 내진상 자궁문이 3센티 이상 열렸다고 하시고 얼마지나지 않아 양수가 터졌습니다. 양수가 터진 후에 자궁이 수축되는 느낌이 좀 더 자주 오는 것 같기는 했지만 통증은 생리통보다도 약했습니다. 7시 내진검사 때 5센티 열렸다고 잘 진행하고 있다시면서 새벽 12시전에 분만할 것 같다고 하시는데, 순간 아니 왜 다들 2-3시간이면 된다던데 나는 그렇게 오래걸리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앞이 노래질정도로 아파야한다는데 너무 안아파서 그런가 싶어 진통이 기다려지기까지 했습니다. 8시경 태동검사기를 제거하러 오신 간호사 선생님께서 얼굴을 쓱 보시더니 참을만하죠 진통간격은 많이 짧아지고 있으니 한시간 더 있다 내진을 하자고 하시며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5분정도 후 갑작스럽게 참기 힘든 통증이 왔습니다. 열심히 호흡을 하며 이완하려했지만 통증이 오는 순간 저절로 허벅지에 경련이 생기며 항문 쪽으로 짖누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이제 시작인가보다 하고 그렇게 참으며 이완하려 하기를 5-6번, 아무래도 이건 뭔가 다른 것 같아 간호사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내진을 하시더니 이미 진행이 다되어 자궁문도 다 열리고, 아기가 내려오고 있으니 분만 준비하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러고는 힘주기 연습을 두어번 하고, 의사선생님이 올라오시고 한 번 힘주고 바로 2.82kg의 공주님이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만출기 호흡법을 배운데로 하려고 했는데, 병원에서는 자꾸 숨을 내쉬지 말고 참고 힘을 주라고 하는 바람에 완전히 배운데로 하지는 못했지만, 다음번 힘주기에는 내가 배운데로 해야지 하고 몰래 마음 먹은 것이 어찌되었건 한 번에 끝나버려 필요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38주 처음 이슬이 비치고부터 늘 나비자세로 있으려고 했고, 매일 한 시간씩 걷기와 4단계 이완법을 빼먹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것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렇게 매일 매일 몸은 조금씩 익숙해져 있었나 봅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진통이 올 때면 몸이 저절로 이완하려 했고, 마지막 분만 순간에도 아가를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해주어야겠다는 마음만으로도 어려울 것만 같던 만출기 힘주기가 저절로 되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너무 통증이 없어 마지막에 아기가 내려오는 것을 모르고 진통이 시작된거라 생각해서 10분가량 참는 바람에 탯줄을 감고 있던 아기가 항문쪽으로 내려오면서 장을 눌러 출산 후에 열흘가량 배변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출산 후에도 진통과 분만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전혀 붓지도 않았고, 자궁이 수축되는 속도도 빠르다고 하셨고, 별다른 관절의 통증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후조리가 끝나고 아가와 둘만 남게되면서 요가를 등한시 하게되니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굳어져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지금도 출산을 앞두고 열심히 수련 중이실 분들께, 지도자 선생님과 자신을 믿고 수련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두려움 없이 분만에 임한다면,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임신기간 내내 애써주신 스님과 선생님께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
왕십리 지원 정수현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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