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요가덕에 우리아이 순산했어요~.(본원 채가영 회원님♥♥♥출산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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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84회 작성일 18-01-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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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가영입니다.
글재주가 없는데다 아기 낳고 좀 멍한 상태라 조리 있게 출산체험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생각나는대로 쓸께요.

원래 몸이 극도로 뻣뻣하고 자세가 안 좋아 자연분만에 대해 전혀 자신이 없었다.
수술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지만 요가를 다니기 전엔 막연히 자연분만 하다 안 되면 수술이라도 해야지 싶었다.
그래도 노력은 해보자 싶어서 지난해 12월부터 직장인 임산부 요가 반을 다니게 되었다. 워낙 몸치에 운동신경이 꽝인 나지만 한 달쯤 지나니 슬슬 자연분만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처음엔 베개로 하는 4단계가 심하게 아팠으나 두 달쯤 되자 익숙해지고 요령도 익히게 되었다.
그러다 임신 7개월째 장염이 걸려 꼬박 한 달을 결석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8개월 째 다시 요가를 했더니 몸이 요가를 하기 전 상태로 완전 원위치 되있었다. 게다가 다시 잘 해보려고 해도 이미 그땐 아가가 커져서 똑바로 누우면 숨차고 메슥거리고 몸이 전처럼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마치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4단계 할 때나 다른 동작할 때 잘 못 쫒아가서 속이 상했지만 그래도 빠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다녔다.
아기 낳기 전날까지 다녔지만 끝끝내 제대로 안 되는 동작도 있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호흡과 이완, 배에 힘주기 등은 웬만큼 익힐 수 있었다.

10개월째 들어서는 출산 휴가 들어와서 낮 시간으로 옮겨서 수련했다.
9개월까지 직장생활을 했는데 운전으로 출퇴근하다보니 하루에 몇 발짝 걸을 일이 없어서 늘 그게 걱정이 됐던 터라 출산휴가 받고서는 집에서 요가학원까지 40분 거리를 걸어 다녔다.
9개월까지 잘 자라던 아기가 10개월째 들어서 갑자기 잘 안자라고 계속 병원 갈 때마다 아기가 작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급기야 38주에 갔더니 아기 머리와 다리는 정상주수에 미치는데 배가 3주째 안자라서 34주밖에 안된다며 유도분만을 해야한다고 했다. 나는 뭐든지 자연스럽게 낳길 원했기 때문에 유도분만을 꼭 해야만 하냐고 의사에게 물었더니 꼭 해야 한다고 했다.
원래 예정일이 5월8일이었는데 6일 앞당긴 5월2일에 하자고 했다.
그래서 5월1일 월요일에 요가를 가서 마지막이다 싶게 수련을 했는데 원장선생님이 유도 분만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시고는 꼭 해야 하냐구 좀 더 기다려 보지그러냐구 나를 따로 불러 말씀하셨다.
나는 의사가 꼭 해야 한다고 했으니 별수 있겠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장님이 정말 걱정이 되셨는지 집에 오는 길에 전화를 하셔서는 원장님이 잘 아는 병원에 가서 다시 한 번 검사라도 받아보라고, 꼭 유도 분만해야 하는지 확인이라도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금호동에 있는 조은산부인과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배가 살살 아픈 것이 금호동 가는 길에 15분 간격으로 오는 듯싶었다. 설마 이게 진통이랴 싶기도 하고 몇 번 아팠다가 또 한시간정도 잠잠하다 해서 가진통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조은 산부인과에서는 원장님 진단으로는 아기가 작은 것은 확실하지만 나를 10달 동안 지켜본 게 아니라서 뭐라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했다.
저녁때가 되자 확실히 10분 간격으로 아팠다.
때마침 진통이 오니까 유도분만은 안 해도 되겠다싶어서 진통간격이 5분으로 좁혀지기만을 기다렸다.
다들 5분 간격일 때 병원 가는 거라고 해서 밤새 진통주기를 적으며 기다렸는데 밤을 꼴딱 새도록 진통간격은 10분에서 더 이상 좁혀지지 않았다.

유도분만하기로 한 2일이 밝았다.
원래 아침7시까지 가기로 했었는데 진통이 왔으니 5분 간격으로 좁혀지면 가겠다고 병원에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좀 있다가 의사가 전화를 해서는 빨리 오라고, 아기가 작고 여러 가지 검사도 있고 하니 당장에 오라고 했다.
그래서 후다닥 샤워를 하고 병원으로 갔더니 8시 30분.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링겔을 꼽았는데 그 속에 촉진제가 들어 있었나부다. 링겔을 꽂자마자 진통이 갑자기 5분 간격으로 좁혀졌다. 생리통 심할 때 같은 진통이 왔는데 요가학원에서 익힌 대로 고통이 올 때마다 어깨에 힘 빼고 몸을 이완시키려고 노력했다. 진통은 5분->3분->2분 간격으로 점점 좁혀졌다.
첨엔 참 을만 하고 짧던 진통이 간격이 좁혀질수록 점점 강도가 세졌다.
그리고 나중으로 갈수록 오는 진통보다 가는 진통이 더 아펐고 차라리 힘주라고 간호사가 다섯을 셀 때가 편했다. 이 때 변보듯이 힘을 주라고 했는데 힘주는 것부터 자세까지 요가에서 배웠던 동작이라서 속으로 놀랬다.
간호사들이 계속 진행속도가 빠르고 잘하고 있다며 신기해했다.
요가학원에서 배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너무 숨차고 진통이 정신없이 몰아쳐 말을 못했다.
10시 쯤 되자 이제 앞으로 한 시간 안에 아기를 낳겠다고 했다.
지금도 아파 죽겠는데 앞으로 한 시간이라니...
막판이 되자 저절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만출기 요가에서 배웠던 대로 힘주기가 되었다.
간호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진행이 빠르자 급히 의사를 호출했다.
의사가 오기 전에 아기를 낳을까봐 그랬는지 나보고 너무 힘껏 힘주지 말고 지긋이 천천히 힘을 주라고했다. 근데 그게 맘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간호사가 호흡을 멈추지 말라고 하는데 너무 아프다보면 나도 모르게 숨이 멎어졌다. 그러면 아기는 더 힘들어 한다고 하니 모성은 강한 것 인지 그 와중에 아기 생각해서 숨을 몰아쉬게 되었다.

아무튼 의사가 10시 52분쯤 뛰어 들어왔고 55분에 아기를 낳았다.
전체적으로 만출기 요가 때 배운 힘주기를 한 10번 정도 한 것 같다.

늘 수련할 때 원장님이 다리를 벌리거나 아기를 낳는 것을 챙피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고 나 또한 꼭 남편하고 같이 들어가서 아기 탄생의 순간을 같이 하리라 맘먹었었는데 생각보다 수치심의 저항이 심했던 것 같다.
변 보듯이 힘주다가 정말 변을 볼 것 같고 내 신음소리가 평소의 비명 소리랑은 차원이 다른 정말 원초적인 소리가 나오다보니 남편이 옆에 있는 게 너무 신경이 쓰여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남편을 내보내고서야 맘 편히 힘을 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분만실에 누워있으면 정면에 문이 있어서 간호사들이 오가면서 문을 여닫을 때마다 내 다리 벌린 모습이 밖에 보일까봐 그 와중에도 계속 "문닫아주세요! 문!" 이라고 하면서 진통을 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의 출산 후기를 보면 너무 아파 뭐가 뭔지 정신도 못 차렸다는 글이 대부분인데 나는 그 와중에 저런 것들이 신경 쓰였던 걸보면...솔직히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아가 낳는 일이 덜 힘들었던 것 같다. 아기가 작아서 그런지 아기가 나오는 것도 잘 못 느끼고 생각보다 쉽게 나와서 '어라? 더 힘 줄 수 있는데?'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정작 아픈 건 회음부 꿰맬때 마취가 덜됐을 때였다.
그래도 아기가 내 몸속을 빠져나와 품에 안겨 따듯한 체온을 느끼자 고통 같은 거 다 잊고 마냥 신기하고 기뻤다.

아기가 작다고 그렇게 그러더니만 막상 낳아보니 2.96kg, 아기가 큰 편은 아니라도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만큼 작지도 않았다. 어쨌거나 진통이 온 상태에서 촉진제를 쓴 것이니 위험한 유도분만도 아니었고 신기하게도 날 잡은 날 진통이 와줘서 참 효자구나 싶었다.
난산을 하면 아기 얼굴에 핏줄까지 다 터진다고 하던데 나는 두 시간 반 만에 낳아서 그런지 아기 얼굴도 깨끗했고 나의 회복도 빨랐다. 어느 정도인가하면 아기 낳은 다음날 의사가 내 상태를 보더니 회복이 너무 빠르다고 굳이 2박3일 안 계셔도 되겠다고 하루먼저 퇴원하라고 해서 1박2일만에 퇴원했다.
모유도 잘나오고 회복도 빠르고 아기도 순풍 낳았다고 남편이 나보고 다산 체질이라고 한다. 사실 겉보기엔 좀 비리비리하고 아기 가지고도 총8kg밖에 안 늘어서 과연 아기를 잘 낳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순산하고 회복도 빠른 건 100% 요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요가를 배워두지 않았다면 나도 분명 제대로 힘 못주고 엄한 곳에 힘주며 그렇게 빨리 낳지 못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다섯 달 동안 수련할 때 출산 과정이나 호흡 이완에 관해 듣고 훈련을 해서 심리적으로도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었다. 남편은 오히려 출산할 때 같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겁내하고 안 내켜하면서 나보고 '너는 어째 아기 낳는 거에 대해 겁도 안내니'라고 했을 정도였다.
아기 낳는 것에 대해 얘기가 나오면 항상 내가 남편 손을 잡고 '잘 할 수 있겠어? 너무 겁내지마'라고 했을 정도니.. 아기를 낳는 것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있어서 더 편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진통하다가 나도 모르게 '수술시켜주세요' 라고 말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오히려 '벌써 다 낳았나?' 싶게 아기를 낳았으니...

항상 열심히 지도해주시고 걱정해주신 원장님 너무 감사드리고 주변에 임신한 사람들이 있으면 꼭 요가를 배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출산과정-

병원: 청담마리 산부인과
아기:2.96kg, 50cm, 남자아기
분만형태: 자연분만+촉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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