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아기와 함께 한 요가, 이제 힘겨운 고통의 길도 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본원 성미영 회원님 수련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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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1월7일.
16일인 예정일을 하루하루 기다리며 10개월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아기를 맞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 엄마이다.
지난 5월(임신 4개월경)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요가 수련을 받아 오고 있는 고참 수련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실력은 전혀 고참이 아니지만, 그동안 꾸준히 요가 수련을 하면서 임신 기간을 어떻게 보낼 수 있었나 하는 것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간단한 글을 시작한다.
임신 초기 다들 나른함, 피곤함, 입덧 등의 증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내 경우는 다른 임산부들처럼 입덧이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직장 퇴근 후면 일단 잠을 먼저 청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런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임신 전처럼 마음대로 활동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임신 초기에 조심하라는 의사의 지시와 어른들의 말씀에 몸은 더욱 위축되고, 할 수 있는 것도 미리 조심하는 것이 낫지 싶어 잘 움직이지 않게 되니 생활의 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았다. 임신의 기쁨과 함께 찾아온 무기력감과 활력 없는 생활...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 그나마 임신 4-5개월부터는 간단한 운동을 하라고 임신 관련 서적에 나와 있어서 뭔가를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는데 그때 떠오른 것이 임산부 요가였다. 임신 전에 1달가량 일반인 요가를 했던 경험과 친구들 중 임산부 요가를 통해 건강한 아기를 순산했다는 경험담이 임산부 요가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 임신 중이라 길을 끊었던 요가원에 다시 나오니 예전에 있던 강사 선생님이 “조금 일찍 오셨지만 함께 수련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겁니다. 열심히 하세요” 라고 맞이해 주셨다. 화,목 1주일에 2번인 직장인 임산부 요가 반에 등록하여 요가 수련을 시작했다.
4단계를 통해 몸을 충분히 이완하는 법을 배우고, 긴장 이완 조절법을 통해 분만중의 통증에서 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익히게 되었다. 그리고 임신 기간 중에 할 수 있는 다양한 동작들을 통해 굳어 있던 근육과 잘 사용하지 않던 몸의 구석구석을 후련하게 풀어주어 임신 기간 동안 허리나 다리가 아프다거나하는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하게 잘 보내고 있다. 다른 임산부들은 여러 곳의 통증과 어지러움, 메스꺼움 증세 등을 호소할 때 나는 별 이상 없이 씩씩하게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수련 중에 원장님께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법, 여러 경험담을 들려주시어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 주셨다. 또한 충분히 이완하고 휴식하는 동안 자칫 혼침해 질수 있는 틈에 아기와의 대화를 주문하셨다. 직장 생활로 바쁘다는 핑계로 별다른 태교에 전념하지 못해서 아기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요가 수련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마음을 차분히 하고, 밝고 희망에 가득 찬 생각으로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그나마 아기에게 미안함을 조금 덜 수 있었다.
첫 태동도 요가 수련 4단계 이완을 하던 중에 느낄 수가 있었는데, 그 순간 신기함과 동시에 임신 중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뱃속에서 물방울 지나가듯이 스치는 그 느낌... 내 아기가 뱃속에서 건강하게 살아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 느끼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9개월 무렵 체중도 많이 늘고, 배도 부르고, 직장 끝나 어두컴컴해진 시간에 요가원 까지 가기가 귀찮아져서 2주 정도 요가를 쉬었던 적이 있었다.
집에서 그동안 배운 동작을 기억해내어 혼자 수련해보자고 했는데, 혼자 의지로는 도저히 집에서 요가를 하게 되지도 않고 더욱 게을러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1주일에 겨우 2번 수련하는 것이 뭐 그리 큰 영향을 끼칠까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2주일 다 되어갈 무렵 오후가 되면 몸이 찌뿌둥하고, 허리와 어깨가 뻐근해지는 등 평소에 없는 증상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결정적으로 병원 정기 검진을 갔더니, 그 사이에 몸무게가 갑자기 많이 증가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기 머리 지름이 9.3cm(보통 출산시에 9-10cm정도가 정상이라고 한다) 정도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충격을 받은 것이다. 친정 엄마도 계속 운동하고 움직여야 아기를 쉽게 낳을 수 있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2주간 게으름 피운 결과 아기만 쑥쑥 크게 한 것 같아서 다시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출산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아기 머리가 작아야 쉽게 낳는다는 이야기에 덜컥 겁이 나서 다시 열심히 요가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선천적으로 머리가 크다면 어쩔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의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인해 순산의 길에서 멀어질까 두려웠던 것이다.
2주간 쉰 후에 다시 시작한 요가.
4단계와 여러 동작들이 예전처럼 유연하게 되지 않아서 첫날은 조금 애를 먹었지만, 몇 번의 수련 후에 곧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열심히 요가 수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배운 이완법을 출산 시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많은 선배 수련자들이 이완법을 잘 활용하여 순산을 하였다는 경험담을 믿고, 나도 이제 도전해 보려고 한다. 아기와 함께...
그 동안 임산부 요가를 통해 건강하게 임신 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 요가원에서 만나는 여러 임산부들을 보면서 일종의 동지의식(?) 속에 두려움과 우울함을 떨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원장 선생님과 강사 선생님들의 격려 속에서 씩씩하게 출산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내가 꼽을 수 있는 임산부 요가의 좋은 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수련중에 항상 아기와 함께 한다는 생각을 통해, 혼자 수련 받은 것이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더욱 열심히 다니게 된 것 같다. 이제 힘겨운 고통의 길도 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아기와 함께, 그동안 준비한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이겨나갈 것이다.
* 본원 성미영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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