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명상반 몸과 마음을 허공에 맡겨요. (본원 박은미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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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zenyoga
댓글 0건 조회 2,997회 작성일 18-02-0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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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어 살지 못합니다. 늘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살지요.
그러나 요가 시간 만큼은 세상의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놓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요가를 하다보면 얼마나 우리가 산란스럽게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몸과의 대화,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요가를 한 지 11개월이 되었는데요. 요가를 하기 전에 이미 명상이나 이런 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명상에 관심이 있을 뿐 뭘 알지는 못했는데요, 대신 불교의 가르침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집착이 많은 사람이라 집착의 무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가를 하다보니 생각의 일어남에 끄달리지 않을 수 있게 되더군요. 그 방법은 생각의 일어남에 상관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고요한 마음으로 있으면 생각의 일어남에 영향받지 않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작년 11월 처음 요가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몸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이 요가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창시절에 체육시간은 저에게 공포를 의미했었고 도대체가 몸 움직여서 하는 일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몸치로 대한민국에서 열손가락안에 들꺼라고 생각했던 저였으니까요.
그런데도 제가 요가센터를 찾은 것은 류머티스에 천식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그 병은 일종의 화병인데(한의원의 진단은 심장이 화를 받아서 폐가 말랐는데 거기다가 기관지까지 약한 바람에 기침이 심한 거고 그 화로 인해 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서 관절에 침투한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요가가 적절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돈도 시간도 늘 부족한 시간강사의 처지라 자신의 몸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꿈도 못꿀 일이었는데 병이 나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30대 중반에 이것이 웬일인가 하면서 그동안 돌보지 못한 몸을 돌보리라 마음 먹은 것이지요. 지금 생각하면 참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비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요가 안하고 아파서 그 돈 병원에 가져다 주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요. 시간문제에 있어서도 요가를 안하고 피곤하게 활동하는 것보다 요가를 하고 활력있게 활동하는 것이 실제로 더 낫고 그래서 결국은 요가에 들인 시간을 그대로 되찾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소의 자세가 늘 책상에서 책과 노트북이랑 씨름하거나 분필들고 바르지 못한 자세로 왔다갔다 하는데다가 운동이라고는 해본적이 없으니 저의 몸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등이 심각하게 굽어있고 남들 다 되는 동작도 나 혼자 안되고.. 그러나 믿고 구준히 했습니다. 요가시간 만큼은 세상 시름 다 잊고 나를 위해 투자하자 그렇게 생각했지요.
내 몸이 그렇게 굳어있다면 더 열심히, 꾸준히 하면 되는 거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그리고는 지도자님의 말씀에 따라 되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 동작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도자 선생님들이 오히려 잘한다고 해주더군요. 동작에 욕심낼 필요 없다고 말이지요.
이제는 기침도 별로 안하고 비록 약을 먹고 있기는 하지만 아프지 않은 사람보다 더 활력있게 지냅니다. 처음에 왔을 때는 남들 다되는 앞뒤 구르기도 안되어서 쩔쩔맸는데 이제는 등이 많이 유연해졌구나 하고 느낍니다.
요가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몸에 힘을 주는 것보다 힘을 빼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아시게 될텐데요. 마음의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요가수련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껴안고 사는 것이 얼마나 우매한 짓인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평소에 명상 등등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은 정신적인 면에서 요가에 접근하시기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요가의 동작 하나하나는 마음을 쉬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몸에 힘을 빼려면 사실은 마음의 힘부터 빼야 합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네, 저런 사람이네 하는 마음의 힘을 빼고 나를 주장하는 마음을 놓을 때 진정한 아사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요가에서 요구하는 것은 고통을 함께 하면서도 고통을 피하려 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고통을 피하고 싶어하게 되면 몸에 긴장이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고통을 고통이라 이름할 때 고통은 회피의 대상이 됩니다. 고통을 더 이상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 그 고통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게 됩니다.
삶에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되는 듯합니다. 삶에서든, 몸과 관련해서든 고통에 정면승부를 걸면 그러니까 몸의 자극을 잘 관(觀)하면 고통의 괴로움, 몸의 자극으로 인한 괴로움이 줄어들게 되어있습니다.

어느날 윤원장님이 몸에 힘을 빼라고 하시면서 허공에 맡기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순간 몸이 움츠려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의 몸이 허공에서 꼭 떨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나의 인생도 허공에 맡기면, 허공에 맡기는 마음으로 살면 자유로와질텐데'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홈피에 글을 올렸습니다.
"수영을 할 때도 몸에 힘을 주면 물에 안뜨는 것이 우리의 경험이고 스카이 다이빙을 할 때도 몸에 힘을 주면 그 자유를 만끽하지 못할 것입니다. 살려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 하면 살 것인데 허공에 맡기지 못하는 걸 보면 아직 먼 것 같습니다. 물론 허공에 맡길 줄 알게 되면 그것이 요가의 완성이 되기는 하겠지만 말이지요.."
요가는 마음을 지켜줍니다. 요가를 해서 금방 어떤 효과를 보겠다고 욕심내지 말고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날 효과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되어있습니다. 시작한 요가 성급하게 그만 두시지 마시고 이런 게 요가구나 하고 아실 때까지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분들은 몸이 바른 자세로 되느라고 이곳저곳 다소 불편한 것을 가지고 요가가 내 몸에는 안맞는구나 하시는 듯합니다.
저의 경우는 제 척추가 바르지 못한 것을 알기에 요가하고 나서 허리가 좀 아프면 이제 점점 정상화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약간씩 아픈 것이 당연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굳어있던 것이 유연해지려면 어떤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저는 이제 평생 요가를 하면서 살겠구나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 제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요가가 그렇게 좋구나" 합니다. 그러면서도 저처럼 발등의 불이 떨어지지 않아서인지 요가할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1시간 요가를 잘하면 하룻밤 잘 자고 난 것 같은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요가는 산란한 몸과 마음을 모두어 지켜줍니다.
우리 모두가 몸과 마음의 힘을 뺄 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볼 때 내 방식을 고집해서 보지 않게 되고 그러다보면 타인의 어려움에 마음을 열 수 있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요가센터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몸과 마음을 허공에 맡길줄 알게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는 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작성일 : 2003-10-03
* 작성자 : 본원 박은미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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