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사당) 자연출산+ 이완출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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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62회 작성일 18-02-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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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잉태하고 낳는 것은 여성의 본능이다.’


이것은 이미 태초에 내재되어 있었지만 현재의 여성은 그 본능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레 임신을 하고 나서도 병원에 의존하며 검사와 초음파 결과에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 것 같다.

언제나 진리는 간단하지만, 행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출산 본능을 믿고 몸의 흐름에 따를 때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내가 경험한 출산은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이제 시작되었다고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윤주영 요가원에서 배운 이완법과 출산지도는 출산에 임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로 판단하고 계획하고 관리하는 삶을 살아온 나에게 내려놓으라고 내려놓고 흐름에 맡기라고 알려주었다.

남편은 휴가를 내고 출산지도를 함께 했다. 윤주영 본원장님의 출산지도를 받은 것은 앞으로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줄 것 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출산 지도를 받고 우리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아가를 맞이할 준비를 차분히 해 내갔다.





우리부부는 특히, 나는 출산 후에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는 알 수 있다. 나는 이제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걸...

마음과 몸으로 겪었던 과정에서 나는 나를 버리고 나를 알고 나를 깨달았다.








연습진통은 길었다. 연습진통 동안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오락가락 했다. 나의 인내심은 어느날 바닥을 치기도 했고, 넘쳐흐르기도 했다. 진진통이 언제 시작될지, 아기가 언제 태어날 것인지 알 수 없는 그 막연함과 기다림은 힘이 들었다. 불규칙한 배뭉침이 이르게 나타나 조산기가 있었다. 또 이슬이 비치고 1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매일 매일이 수행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하루에 수번씩 베개이완을 했고 만출요법을 연습했다. 새벽에 뭉침이 심할때도 베개위에서 보냈다.

베개이완을 하며 아기와 함께 호흡하고 감정을 나누고, 시간을 보냈다.

마음이 안정되고, 은은한 사랑의 물결이 몸속을 퍼져나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아기가 천천히 준비하는 과정을 느긋하고 여유 있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을 때, 양막이 열리고 진진통이 시작되었다. 마치 처음부터 정해졌던 일인 듯 아기는 예정일에 세상에 나왔다.





진진통에 이르렀을 때 '몸의 긴장을 내려놓고,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그저 맑은 정신으로 깨어있으라'는 말씀이 몸 속 깊은 곳까지 새겨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아기가 나오는 통로이고 길이다.’

‘출산의 흐름에 나를 맡기자. 흐름에 춤을 추자.’

‘출산은 끝이 있다. 그 끝에 아기가 있다’

계속해서 되뇌이고 말했다. 나는 나를 믿었고, 내 아기를 믿었다. 우리는 좋은 팀이었고 서로에게 의지했다.





또 지금 애쓰고 있는 나의 생명 아기를 떠올리며 아기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 너도 애쓰고 있구나. 엄마가 알고 있어. 고마워 우리아가.’

‘응응 우리가 만날 시간이 다가 오고 있네. 사랑해 우리아가.’

‘아.. 엄마가 힘이 들어가네. 그래도 너를 위해 이완하도록 노력해 볼게’

‘아가야 내 아가야.. 엄마를 통해 세상에 나오너라. 너를 환영해’

‘그래.. 지금 내 허리가 끊어져도 좋다. 아가야. 너도 힘내렴’

‘숨쉬기가 너무 힘들다. 엄마가 노력할께.. 네게 산소를 줄게...’





아기를 만난다는 설렘과 흥분, 진진통의 수축사이에서 정신을 차리려고 애썻다.

아기가 골반으로 내려오고 자궁이 열리는 몸의 흐름은 강하고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치골과 엉치뼈 항문으로 향하는 강한 하강은 어찌 할 바를 모르게 했다. 그냥 이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남편의 손을 잡고 조산사 선생님과 호흡을 맞추며 만출은 진행되었다. 수축을 기다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아기를 밀어 내었다. 아기와 호흡을 맞추며 우리의 속도대로 몸이 이끄는 대로..

그날 새벽은 가을비가 내렸고 가끔 천둥번개가 치기도 했다.

새벽을 보내고 아침해가 떠올랐을 때 세상에 모든 곳곳의 어두운 곳까지 해가 들어오는 무렵 아기가 세상에 나왔다.





아기의 머리가 보이기 시작했고, 조산사 선생님과 오빠는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내 양손을 꼭 잡아주던 오빠의 손에 곧이어 우리 아기의 몸이 올려졌다.

머리가 나오고 어깨 몸, 엉덩이 다리.. 꿈틀거리며 버둥거리던 그 생명의 몸부림이 내 몸 속 깊이 각인되어있다. 그 때의 흥분과 몸속 깊이 터져 나오던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생하다.

‘낳았어. 아기가 태어났어. 오빠’.... 하며 소리를 치던 나였다. 또 갑자기 울컥하며 알수없는 소리를 내뱉었다.

내 배위에 올려진 뜨겁고 미끈한 아기의 피부와 몸짓.

무엇가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현실이 아닌것 같은 그런 아득함이었다.

아기를 바라보았다. 아기도 해내었다는 느낌이 있을까? 아빠와 엄마와 함께한 출산이 네겐 어떤 의미였니...

아기에게 얘기했다.

‘세상에 나와 주어서 엄마아빠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너를 많이 기다렸단다. 우리아가.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될까?.. 앞으로 우리 잘해보자..’





아기는 한동안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태맥도 한동안 계속 뛰었고 우리는 기다렸다.

탯줄을 자르고 후산을 하는 동안 아기는 나와 함께 있었다.

그냥 우리는 함께 있었다.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우리는 만났다.





출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서두에 잠시 질문을 던졌듯이.. 이제 우리는 막 시작되었다.

아기가 내 몸에서 나오는 것은 순간이다. 인생의 긴 시야에서 보면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이다. 짧지만, 우리가 만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나는 그 순간을 위해서 최선의 준비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만났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기가 태어나서 너무 행복하다. 아기가 태어나서 내 삶이 더 안정되고 우리부부가 더 끈끈해졌다. 내 젖을 먹고 자라는 아이의 모습이 아름답다. 우리는 둘이 셋이 되었다. 우리가 하나의 생명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이제 분명히 눈에 보인다. 그 생명이 신비롭고 사랑스럽다.

하루하루 이렇게 감사하며, 지금 가지게 된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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