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태교와 출산..요가수련 덕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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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73회 작성일 18-02-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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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년12월 23일이 예정일이었고

출산은 12월 21일에 했습니다.

김여경이라고 해요.

사당 직영점에서 요가 수련 과정을 통해 태교와 출산 준비를 했었습니다.

저는 자연분만에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출산과정과 회복기를 거치면서 요가 수련의 덕을 많이 보았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모든 임산부 분들이 꿈꾸는 자연분만.. 모두의 것이라면 좋겠지만 때로는 태중 아이의 선택이나 산모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게 분만이라는 걸 저의 출산 과정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제 경험을 간략히... 소개드리자면..



실제로 요가 수련 덕분인지 임신 후반기는 무지 무겁고 힘들고 마음이 두렵다고 하는데 저는 무난하고 평탄하게 지나갔던 거 같아요.. 태어날 아기와 요가하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더없는 행복이었지요. 12월 23일 예정일을 앞두고 다들 올해 잘 버티고 내년에 낳으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는 아이와 태담을 하며, 아이를 위한 기도를 하며 “그저 너 나오고 싶은 때 나와라...”하고 항상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20일 새벽, 반갑지만 낯선 손님처럼 이슬이 비쳤었구요...

통증은 약간 배가 싸하는 정도였습니다.

색깔을 보니, 아 이슬!이라고 느껴지더라구요..

긴장은 되었지만 평소와 같이 집안 정리를 하고...

그리고.. 평소와 같이 오전 요가 시간에 요가 수련을 다녀왔지요.

요가 수련 내내 마지막 리허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지요.

오가는 길에도 조금씩 통증이 있었습니다.

오전부터는 가끔씩 통증이 와 ....서 아! 이게 가진통인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진진통은 언제야?

하면서 오후를 맞이하였는데,,, 2,3시간마다 아프던게 한시간 정도로 간격이 줄더군요

당황해서 근처에 사는 친정엄마를 불렀습니다.

혹시나 진통이 오면 먹을 것을 못먹겠다는 생각에, 출산시 출혈을 대비해 미역국과 밥을 한 대접 먹고 상태를 지켜보았습니다. 이 때 부터는 진통시간과 간격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상태를 보는 엄마는 “야! 너보니까 애 나올라면 아직 멀었다..하늘이 노랗게 아파야 애나오는데,, 너 너무 멀쩡하다!” 하십니다.

진통은 참을만한데 간격이 점점 줄어 심상치 않다고 느낀 게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밤을 넘길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좀더 기다려보았는데 간격이 40분, 30분, 점점 줄어들고 진통시간은 조금씩 길어지더라구요. 제가 다니는 병원이 충무로 제*병원이어서 살고있는 사당동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 야간 응급상황을 대비해 택시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에도착하자 벌써 자궁문 3cm열렸다고 입원을 했지요...결국 집에서 제가 느꼈던 진통이 진진통이었더라구요. 초산같지 않게 진행도 빠른 편이었구요. 진진통인지 아닌지 잘 모를 정도로 호흡과 함께 진통을 맞이하니 그 시간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무통주사를 권하더군요. 제가 안 맞겠다고 하자 “많이 힘드실텐데...”. 하더니, 조금 더 있다 오고 또 오고 3번 권유를 하더라구요. 그 때 분만실에서 떠나가는 듯 비명이 들리더군요. 의사가 “무통은 시기가 지나면 맞고 싶어도 못 맞는다. 그러니 잘 생각해봐라, 지금 저 사람이 시기를 놓쳐 무통 못맞은 사람이다.”며 겁을 주더라구요. 남편은 제가 힘들어질 거 못 보겠다며 무통 맞는 게 어떠냐고 하더라구요. 정말 굳은 마음을 갖고 있던 저에게 의사는 한 번 더 “무통 시술하는 마취과 선생님이 지금 아니면 시간이 없다. 주사를 일단 꼽고 산모가 원할 때 놓아주겠다. 원하면 안 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마음이 약해진 저는 일단 무통주사 연결만 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5,6cm정도 열리고 양수가 터질 때까지 진통은 참을 만 하더라구요. 아프실텐데,, 잘 참네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온몸에 힘을 빼고 호흡을 하니 진통은 견딜만한 정도 였던 거 같네요. 그런데 양수가 터지고 양수처리를 하는 의료진이 제 의사와 상관없이 무통주사를 터뜨려 버리더라구요. 그 이후 거짓말같이 다리가 마비되고 감각이 없어지고 힘주기도 안되고 소변도 못 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골반에서 내려와야 하는 아기는 밑을 보지 않고 얼굴을 치켜들어 하늘을 본채로 골반에 있다고 하더군요. 고개가 하늘은 본 채 걸려 있고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자연분만은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자세가 바뀌기를 기다렸지만 진통도 걸리지 않은 채로 힘 주는게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분만 과정에서 아기를 위해 끝까지 할 수 있는 걸 다하라는 부원장님 말씀이 뇌리에 스쳤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무통주사를 꺼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진통이 걸리기를 기다렸습니다. 약 4시간쯤 지나자 다시 진통이 느껴져 밀어내기를 시도하였습니다. 의사는 아기가 내려오지 않으면 더 열리기도 힘들다며 자궁문이 수술을 권유하였습니다. 저는 아기가 힘들어 할 때까지는 자연분만 시도를 하겠다고 버텼습니다. 나중에는 의료진도 제의지가 너무 확고하니 아기상태는 잘 보고 있을 테니까 시도해보라면서 수술 권유를 더 이상 하지 않고 시간을 주었습니다.



원장님 출산지도를 떠올리며 진통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드디어 자궁문이 만개하였습니다. 자궁문이 다 열린 진통보다는 아기가 계속 하늘을 보는 상황이 더 안타까웠습니다. 진통을 견디며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우리 아기는 끝까지 자세를 바꾸지 않더라구요. 아이가 끝까지 하늘을 보는 탓에.....마음이 아팠지요. 주치의가 와서는 아이가 힘들어하는 싸인을 보내기 시작했으니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하늘을 보는 것도 아이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그래도 자연분만 해주지 못한 탓에 엉엉 울음이 나왔고, “아가야, 미안해!”를 외치며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보호자들까지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네요... .응급수술을 하고 아이 울음소리 듣고 나서야 분만이 끝났음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20일 저녁부터 21일 오후 5시 무렵까지... 오랜 진통시간, 기다림의 시간 동안 마음도 몸도 많이 힘들었지만, 아이에 대한 생각을 잃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연분만을 아이에게 안겨주지는 못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는 생각에 후회도 없더라구요. 만 이틀 진통의 과정에서 자연분만에는 실패했지만 아기와의 첫만남을 위해 힘썼던 순간이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진통할 때 이완호흡과 무통주사 금지가 제가 이번 출산을 통해 절감한 부분입니다. 한 번의 분만이었지만 진통도 해보고, 무통주사도 맞아보고, 제왕절개 수술까지도 경험하게 되었네요. 저의 고집 이 유명해져서 병동 의료진들이 저를 보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한마디씩 하더라구요.

저처럼 진통시간이 길면 온몸이 땡땡히 붓고 만신창이 된다고 하던데 실제로 이완호흡 속에서 했던 진통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어도 붓기가 없어서 모두 놀랐습니다. 출산 다음날부터 아기와 한방을 쓰며 모자동실, 모유수유를 할 수 있을 만큼 회복도 잘 했습니다.



지금 아기 백일잔치가 코앞에 다가올 정도로 아기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초보엄마인 저도 조금씩 아기 돌보기에 익숙해지고 있구요. 이제는 아기 재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쓸 여유도 생겼네요. 요가수련과 함께한 임신기 동안 자연분만을 하지 못할 거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역시 한 치 앞의 상황도 장담하기 어려운 게 우리 삶인 것 같네요. 성공담이 아닌 실패담을 올리게 되어 선생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 출산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용기를 내 글을 올립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까지는 아니지만 실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많은 배움을 주는 또다른 성공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기가 낮잠 잘 때나 밤에 아기를 재우고 나서 하루 한번이라도 베개이완하려고 노력하는데 요통과 어깨 통증에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즐겨하는 것은 아기와 함께 누워서 아기가 하는 자연호흡 따라하는 겁니다. 요가 선생님 멘트를 따라하는 것도 좋았지만 갓난아기같이 탁월한 자연호흡 모델이 없더라구요. 저희 딸래미가 배를 움직이며 너무나 자연스럽게 들이쉬고 내쉬고 하는 모습을 모델링하는 것 너무 재미있습니다. 참, 선생님들께서 손목운동 많이 시켜주신 덕에 통통하게 젖살 오른 아기를 앉아도 견딜만 하네요.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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