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우리지유 출산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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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여자로 태어나 한번쯤 겪어야만 하는 출산의 고통이 어떤 것일까라는 기대와 두려움 속에 우리 딸 지유가 세상에 태어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의 시작은 11월 15일부터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위 이슬이라고 불리는 출산의 신호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하지만 이슬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양이 좀 많게 느껴졌다.
그래서 혹시 양수가 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남편이 퇴근하고 나서 병원에 전화를 해보니 병원에 와보라고 했다.
첫 출산인 만큼 괜히 걱정되는 맘이 커져서 남편과 나는 밤 10시가 다되는 시각에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자궁수축 정도와 내진을 했다.
마침 내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당직을 하고 계셨다.
출혈이 있기는 한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진통이 5분 간격으로 오면 그때 병원에 다시 오라고 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방배동 24시간 하는 중국집에 들려 엊그제부터 먹고 싶었던 탕수육을 먹었다. 아기 낳으려면 잘 먹고 힘을 비축해야 하니까...^^
난 그동안 요가를 배우면서 호흡법과 이완법을 훈련했고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한 덕분에 다른 사람들 보다는 좀 더 자신감 있게 출산을 맞이하고 있었다.
16일 아침이 되니 약간의 진통이 시작되고 있었다.
생리통 같은 통증은 10분 간격마다 오고 있었다.
난 출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약간의 긴장과 기대감.... 새 생명을 잉태한다는 내 인생에서 아주 거룩하고 신성한 일생일대의 거사를 어떻게 하면 멋들어지게 해낼 수 있을까 나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제 요가학원에서 만출기 호흡을 배우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걸 배우지 못하고 이렇게 실전에 나가게 되니 약간은 걱정도 되었다.
점심 때가 되니 통증 간격이 7분 간격으로 줄어들고 있었고 남편이 퇴근하고 나니 통증 간격은 5분 간격으로 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밤에 더 큰 고통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남편과 나는 입원 준비를 해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분당에 도착해 분당 중앙공원 한바퀴를 돌았다. 걷는 것이 순산에 도움이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기 때문이다.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할 수는 없었다. 밤 9시가 되어 병원에 갔다.
자궁수축 검사를 한 간호사는 진통이 3분 간격으로 시작됐다고 하면서 입원하라고 했다.
관장과 제모를 하고 가족분만실로 옮겨져 링겔을 꽂게 되니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답답했다.
통증은 참을 만 했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다.
피곤한 남편은 골아 떨어졌다. 밤새 난 잠 한숨 못자고 통증을 참아내고 있었다. 통증이 오기 시작하면 난 큰 호흡으로 내쉬는 호흡에 통증을 밀어내려고 애썼다.
요가 시간에 배운 여러 가지 동작을 해보기도 하고 간호사에게 공을 달라고 해서 그 위에 앉아 골반을 돌려 보기도 했다. 그것이 통증 완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새벽 3시 간호사의 내진이 있었다.
하지만 골반은 고작 1cm 벌어졌단다. 언제 10cm 가 열린단 말인가! 앞이 캄캄했다.
진통 간격은 계속 좁혀지고 있었고 통증의 강도는 조금씩 세지고 있었다.
남편이 일어나 발마사지를 해주었다. 새벽 5시가 되어 또 다시 내진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2cm 밖에 안 열렸단다. 흑흑흑...
아침 9시가 되어 담당 의사선생님이 출근하자마자 들르셨다. ‘오늘 안에는 낳아야지’ 하시면서 진행이 너무 느리니까 촉진제를 맞자고 하셨다.
그리고 나에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너무도 무시무시한 말씀을 남기시고 가셨다.
촉진제가 내 혈관을 타고 들어오면서 진정한 진통이 시작되었다.
고통이 심해질 때마다 호흡을 놓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열심히 내쉬는 호흡에 고통을 밀어내려고 애썼다.
그리고 어깨를 돌리고 손목을 돌리면서 최대한 몸의 긴장을 풀려고 애썼다.
참으로 신기한 건 그 고통 속에서도 요가 시간에 원장님께서 했던 말씀이 생각나고 그리고 3개월 간의 요가 단련의 덕분으로 내 몸의 근육들이 저절로 이완하려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이 밀려올 때는 다리, 팔, 눈꺼풀이 나도 모르게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본격적인 진통 2시간 만에 자궁문이 모두 열렸다.
이제 힘주기... 친정엄마와 남편이 함께했다.
엄마가 애기 머리가 보인다고 나에게 조금 더 힘을 주라고 하신다. 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곧 이 모든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에 힘이 났다.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난 딱 두 번의 힘주기로 예쁜 우리 지유와 만날 수 있었다.
지유는 태어나자마자 큰 소리로 울지 않았다.
간호사는 남편에게 아가의 몸 상태를 확인시켜 주고 내 배 위에 아가를 올려놨다. 젖을 빨게 할려고 했지만 지유는 곤히 잠이 들었다.
다들 수월하게 아기를 낳아서 아기가 순하다고 한다.
2.84kg으로 작은 체구로 태어난 우리 딸 지유는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밤에도 엄마 깨우지 않고 곤히 잘 자주는 착한 딸이다.
특히, 목욕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모유수유로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3주가 지난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고 몸도 거의 회복되었다.
아직도 나는 우리 예쁜 지유가 내 뱃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난다.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위대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힘들게 세상밖에 첫 발을 내디딘 우리 딸 지유가 앞으로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
*2005년 12월 29일 본원 김인숙 회원님 출산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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