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아기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었어요(본원 이미영 회원님 수련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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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41회 작성일 18-02-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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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기간:두 달
출산병원 : 모태산부인과 (김우진 선생님)
초산(1977년생)

2006년 12월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내 눈에서 눈물도 펑펑 쏟아졌다.
원치 않았던 임신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5년의 직장생활 접고 어렵게 교육대학원에 진학을 해 대학원 1학기때 신랑을 만나 결혼을 했다.
신랑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에 우리 결혼과 동시에 월말부부의 생활이 시작되었고 1년 반이 지났을 무렵 시어머니는 방학 한 달만이라도 붙어살라고 신신 당부를 하셨고 그 결과 아기가 생긴 거였다.

어릴 때 친정엄마를 여읜 나에게 아기란 곧 내 꿈의 포기였다.
주변에 아기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에 아기는 나 혼자 짊어지고 가야할 몫이었던 것이다. 3개월동안 엄청난 입덧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5월에 늦깎이 교생실습을 나가고 난 후 교수님께 준비 미숙으로 인해 논문은 다음기회에 써야겠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들었다.
난 낙오자가 된것이었다.
그와 함께 우리 부부의 월말부부 생활이 2년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5월 말부터 시작된 서울생활은 정말 엉망이었다.
꿈을 포기한 원망이 모두 배속에 아기한테 돌아갔고 난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한 달 동안 집밖에 나간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먹고 자고 TV보고... 또 먹고 자고 TV보고... 자는 시간이 24시간 중에서 16시간 가량 될 정도로 의기소침에 부정적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고 밤에는 TV를 켜놓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내 심리는 불안했다.

이런 생활이 한달 정도 지속되고 만사가 귀찮은 난 산부인과 진료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미루다 신랑의 손에 이끌려 병원진료를 받았는데 한달 사이에 몸무게가 5kg가 쪘다며 의사선생님께서 고혈압증세도 있고, 이러면 임신 중독증이 될 수 있다고 운동을 권하셨다.

일주일동안 신랑의 잔소리를 듣고 버티다가 요가에 등록하게 되었다.
예정일이 8월 17일인데 6월 말에 등록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시간이 많이 촉박하다며 수련을 더욱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셨다.

난 이제까지 나의 생활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를 세삼 알게 되었다.
아침은 항상 빵을 먹었고,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으며 하루종일 TV를 켜놓고 살았고 배속에 아이에게 태교라는 것조차 해본 적이 없었으며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꽉 차고 있었던 것이다.
첫날 베게 수련 때는 등과 허리가 너무 아파 ‘아.. 오늘만 하고 안올꺼야. 시간아 빨리 흘러가라’ 내내 이 생각만 했다.
조용히 아기랑 함께 명상을 한다는게 어색하고 사실 좀이 쑤실정도로 지루했다.
첫날 수련이 끝나고 버스를 타지 않고 일부로 집에 걸어가는데 발걸음이 사뭇 가벼웠다.
또 차들을 보고 시장을 지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한달동안 바깥세상과 단절을 했던 나에게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런 설렘은 잠시... 밤이 되자 다리며 허리며 온몸이 쑤시고 뻐근하고 몸살이 난 것처럼 아프기 시작했고 신랑한테 울면서 “내가 하기 싫다고 했잖아”원망을 하며 잠이 들었고 다음 요가수련시간이 다가오자 겁이 나기 시작했다. ‘
그래도 시작한 거 일주일은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수련에 참여했고 정말 일주일동안은 속도 미식거리고 몸살이 난 것처럼 이곳저곳이 아파 너무나 힘들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난 요가 팬이 되어버렸다.

발이며 손이며 퉁퉁 부었던 붓기가 요가 시작 2주 만에 증상이 없어졌고, 몸무게도 오히려 2kg가 빠져 의사선생님이 “운동 열심히 하셨나봐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또, 아기를 가졌다는 자부심을 알게 되었으며, 그렇게 원망스럽던 아기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요가를 시작하고 나서야 지금까지 아기랑 함께 하지 못했음을 미안해졌다.
남들은 태교라 뭐라 생길 때부터 난리라고 하는데 난 조용히 명상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았으니 참 많이 부족한 엄마였던 것이다.

요즘은 TV소리가 시끄럽게 느껴져 집에서도 조용해야 마음의 안정이 된다.
아직 차분하게 호흡하는게 안된다고 선생님께 여러번 지적을 당하지만 산만하기 짝이 없던 나에게 가만히 아기를 생각하며 안정된 마음으로 누워있는 것도 나에게는 한달전과 비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단순히 순산을 위해 시작한 요가였지만 나에게는 아기에 대한 소중함과 함께 부정적이던 나의 삶이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바꾸게 된 동기이기도 했다.
이제 3주가 남았다.
요즘 들어서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도 많이 들지만 한달만에 나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너무나 감사한다.
남은 기간도 열심히 해 꼭!!꼭!! 자연분만으로 우리 예쁜 딸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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