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요가반 나의 수행, 나의 요가 - 요가지도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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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11회 작성일 18-01-3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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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요가는 수행의 한 방편이다.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어찌어찌하여 "지도"랍시고 할 때도 그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도하는 입장이라기 보다는 내 수행이 먼저였다.
요가체조인 아사나를 하면 한 만큼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말 한마디를 철석같이 믿고 하루에 몇 시간을 마다하지 않곤 했다.
아사나를 지도하다 보면, 스스로 깨어있어 명징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되는 순간들이 많다.
내게는 앞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순간이 가장 진정한 내 자신으로 존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재작년 쯤, 모고등학교 남자 선생님들과 요가를 할 기회가 생겼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난 후 살도 찌고 무릎도 좋지 않았다. 단순히 운동 좀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모두 네 명이었는데, 네 명 모두 허리가 심하게 아픈 사람들이었다. 처음에는 허리의 치료를 위한 동작 위주로 했다.
수요일의 "지도자 모임"에 참가해 나름대로 의욕을 갖고 지도했으나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우선 네 명 모두 직업이 학교선생님이라 서 있는 시간이 많았고, 칠판 필기부터 가르치는 자세 등 평소의 자세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의 자세를 스스로 관찰할 수 있게 유도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쉬지를 못했다. 단 한순간도....
한 분은 한 동작을 하고 이완할 때도 계속 움직였다. 손가락을 움직이든가 발가락 하나라도 계속 움직여야 했다.
한순간도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생각생각이 끓어올랐다.
동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우선 호흡관으로 유도했으나 생각대로 잘 되지는 않았다.
지도자모임에서 공부한 내용을 이야기해 준다거나 보조자료를 주면서 자꾸 마음에 초점을 맞추게 했다.
일상에서도 호흡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쉬는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내가 철저히 깨어 있어서 전체로 보고, 전체로 듣고, 또 전체로 호흡을 하는 그 순간에는 정말 거침없이 이야기가 나왔지만, 전체로 살지 못하는 순간에는 얼굴조차 들 수 없었다.
그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는 만큼 나는 철저히 내 자신으로 있어야 했다.
겨울방학이 시작될 무렵, 마무리를 지어야 했다. 다행히 네 분 모두 허리의 통증은 거의 치료가 되었다.
내가 요가를 지도하면서 가장 정성을 쏟았고,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었다.
두 번째 사례로는 바로 얼마 전까지 같이 한 역시 모고등학교 여자 선생님들이다.
먼저 남자 선생님들과 달리 인원이 0명이라 한 사람, 한 사람을 가깝게 느낄 기회가 적었다.
나이도 천차만별이어서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 그들 역시 절대적으로 쉬는 것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하루 종일 뛰어다니면서 열심히 일을 하지만 마음의 부딪힘에는 속수무책이고 쉬는 시간도 부족하고 또 쉬는 법도 몰랐다.
50대 초반의 미술 선생님은 심한 편두통환자였다. 10년 전부터 블랙커피를 5-6잔을 하루종일 마셔야 겨우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3개월 내내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요가를 하시더니 어느날부터인가 거짓말처럼 편두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마 가장 효과를 본 분이 아닌가 싶다.
그 밖에 이런저런 효과를 본 분이 있었지만, 끝까지 마음에 걸리는 분은 40대 중반의 노처녀 선생님이다.
이 노처녀 선생님은 보기에도 히스테리컬하게 보였고 삐쩍 마른 몸에 대식가였다.
항상 자신이 얼마나 대식가인지 자랑하고 싶어 했다.
첫날 요가를 하고는 어지럼과 구토, 두통이 너무 심해서 일어나질 못했다. 복부 맛사지를 하고 머리와 목을 풀어주고는 좀 누워있게 했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머리를 바닥에 대는 아사나는 어지럼과 구토 때문에 끝까지 하질 못했다.
저혈압환자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나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던 분이다.
어느 날, 30대 중반의 어느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운동은 몸이 도구인데, 요가는 몸 자체가 목적인 것 같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 몸의 주인은 바로 마음이지 않습니까? 큰 목적은 마음입니다."라고 대답했다.
매너리즘에 빠져서, 했던 말 자꾸 반복하는게 아닌가 순간순간마다 경계했다.
요가를 했던 교실이 3층 무용실이었는데, 눈만 들면 산이 보였고, 하루하루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마음의 전지전능한 능력에 찬탄을 보내곤 했다.
산이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새소리가 크게 들렸다.
오후의 나름함과 고요 속에 한 차례 요란하게 새소리가 교정에 울려퍼진다.
짹짹짹짹 ....
완전히 마음 이외에 한 물건도 없다.

"새 소리를 누가 듣고 있습니까? 소리에 떨어지지 말고, 듣는 놈을 보십시오."


* 작성일 : 2001-04-16
* 작성자 : 이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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