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요가반 내가 명상요가에 대단히 만족하는 이유는...(도봉본원 박종우 회원님)
페이지 정보
본문
저는 비교적 낙관적인 성향 때문에 21년간 '가슴이 아프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마음으로 이해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달 부터 몸의 고통보다 생생한 마음의 고통을 수반하는 사건들을 겪으며 제가 원하는 삶을 사는 데 있어서 마음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바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방학 기간인 이번 1월 정도부터 '고통의 제거'를 핵심으로 삼는 붓다의 가르침을 체득하게 해 줄 수 있는 명상 혹은 요가를 배우려고 마음먹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단월x'란 곳에 갈 생각을 하고, 이것저것 문의까지 해놨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집 앞에 '한국 명상 요가센터'란 곳의 본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님들이 지도를 해주신다는 점(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요가는 스님에게), 그리고 문의전화 받아주신 분 목소리가 비단결처럼 고우셨다는 점 때문에 '단월x'가 아닌 이곳에 등록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때 만약 '단월x'를 선택했더라면, 지금처럼 만족하고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수업을 받은 지 세달 정도 되가는 이 시점에서, 제가 제 선택에 만족하는 이유 몇 가지를 남겨보겠습니다.
1. 체중과 소화기능
제가 살이 정말 잘 안찌는 체질인데,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겨대던 때보다, 헬스장에 살면서 근육과 닭 가슴살을 찢어대던 때보다, 요가를 하는 동안 훨씬 급격하게 체중이 늘어났습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55kg+-1kg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제 몸무게가 (방금 재보니) 벌써 60kg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이 급격한 체중변화가 저에게는 요가 수련 단 세 달 만에 발생한 일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명상요가 말고는 다른 원인이 있을 수가 없더라구요.
중요한 것은 체중이 뱃살이나 내장 지방 쪽이 늘어나면서 증가한 건 아닌 것 같고, 전체적으로 체격이 좋아지면서 체중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제 성장판은 중학생 때 닫혔는데, 작년까지 잘 입고 다니던 티셔츠가 갑자기 쫄티가 되어버렸거든요.
그런데 신기한 것이, 오래 다니신 회원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저처럼 마른 사람들은 지도 받으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저완 달리 살이 잘 찌시는 분들은 지도를 받으면서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신다는 것입니다. 이 당시만 해도 저는 단지 회원 분들이 요가에 대한 애정이 너무들 깊으셔서 과장섞인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의심이 많은 탓에) 명상과 요가가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생리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는데, (명상요가 수련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이완 호흡이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내용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소화 기관의 기능이 상당 부분 부교감신경계의 활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소화 기능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체중의 문제는 소화 기관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마 명상요가가 어떤 체질에 대해서든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조금만 과식을 하면 다음날은 대부분 설사를 했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오히려 살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명상요가를 한 달 정도 하고 난 후부터, 과식을 하여도 설사를 하는 날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이게 신기해서, 하루는 마음 독하게 먹고 음식을 못 먹을 때까지 먹어본 적이 있는데요, 그 다음날에도 배가 말짱하더군요. 저처럼 조금만 스트레스 받거나 과식하면 바로 신호가 오시는 분들은 한 달만 배우셔도 아침마다 효과 직빵으로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2. 집중력
예전부터 명상이 집중력 증가에 효과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효과가 생각보다 빨리 나타나더군요. 아직 아침수업 시간에 쏟아지는 졸음까지 쫓아낼 만큼은 아니지만, 깨어있는 시간엔 집중력이 증가한 것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저께도 발표 준비를 하는데, 평소 같았으면 족히 2~3일은 걸릴만한 분량의 ppt를 하루 만에 완성한 제 자신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이해력과 암기력의 핵심이 주의력이니만큼 학생에게 집중력은 생명과도 같은 것인데요, 명상요가가 학생인 저에게 정말 꼭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수험생 때 이곳을 알았더라면, 야자 빼고 일주일에 다섯 번씩 와서 이완호흡 했을 거예요.)
3. 자세
명상요가 수업의 핵심은 바른 자세로 이완하는 법을 훈련받는 것인데요, 저는 수업 받으면서 제가 매우 경직된 자세로 안 좋은 호흡을 하며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왜 20대의 얼굴로 50대의 몸을 지니고 있냐는 스님의 호통을 통하여. 절절하게 깨닫게 됐습니다.
일단 지도해주시는 스님께서 굉장히 세심하게 제 몸의 상태에 대한 피드백을 주십니다. 그리고 동시에 스스로의 상태에 대한 자각과 피드백을 요구하십니다. 이런 과정이 수업 시간 내내 반복되면서, 자신의 물리적, 심적 상태를 자각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몸에 베이게 되고, 어느샌 가 일상에서까지 스스로의 호흡 상태와 자세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는 요즘도 일상생활에서 제 어깨 근육이 얼마나 긴장된 상태에서 위로 올라가 있는지, 허리는 얼마나 팽팽하게 휘어져 있는지, 허벅지에는 왜 그렇게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지 등을 자각할 때 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그때마다 "박종우 회원님, 남아있는 긴장 푸시고 온 몸 구석구석 마음으로 느끼세요" 이런 종류의 멘트들이 머릿속에서 튀어 오르곤 합니다. 수업을 받아보시면, 분명히 제가 경험한 것과 유사한 종류의 경험을 하실 거예요. 이런 습관과 훈련들이 제 남은 인생에서 비할 데 없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4. 혈색
요즘 요가센터에서 보는 분들 뿐만 아니라, 방학 끝나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선배들한테까지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제 재산 중 하나가 얼굴이기에, 그런 소리 들을 때 마다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확실히 몸 상태, 마음 상태에 따라 혈색이 큰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는 요가도 안가고, 몸과 마음 모두 긴장한 상태로 오랫동안 있었는데, 평소보다 얼굴에 그림자가 가득한 게 보이네요. 어서 수업 받고 싶습니다.
5. 마음 챙김
이게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요, 명상요가 수업을 받으면서 부정적인 상황이나 정서에 대처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평소에는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이 되는 외부의 상황들을 통제하려고 애를 쓴다거나, 아니면 고민을 잊기 위해 억지로 다른 활동들에 몰두하려 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마음의 고통에 대항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마치 이완호흡을 하며 신체적 감각 구석구석에 의식을 집중하듯이, 안
좋은 상황에 대한 나의 불편한 느낌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이러한 방식으로 의식의 에너지를 사용하면, 요동치던 감정이 일순간 잠잠해지는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아직 명상을 통하여 부정적인 감정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는 오르지 못하였지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점차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하고 맑은 에너지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6. 즐거움
이것은 직접 경험해 보세요. 제가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는 게 취미생활인데, 명상요가는 평생을 함께 하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명상요가를 하는 과정이 즐겁지 않았다면, 절대 이런 생각 못했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지만, 수업 받는 과정이 지루할 것 같아서 망설이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저는 오히려 격렬한 운동의 강한 자극에 길들여지신 분들이 실수록 더 큰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탁구공보다 역동적으로 튀어 다니는 마음의 균형을 스스로 조절해나가는 과정은 어떤 운동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희열을 느끼게 해줍니다. 게다가 명상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오직 마음이라는 점 덕분에 어떤 활동보다 더 자유롭고 지속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후기가 조금 길어졌는데요, 혹시 도봉산 지점으로 오실 분들은 월 수 금 8시 20분 시간에 오세요. 예쁜 여자 스님께서 아주 친절하고 정성스레 지도해주십니다.^^ (숙제도 내주시고, 숙제 검사도 해주시고, 안 해오면 혼내기까지 해주십니다!)
- 이전글뜻박의 수확 (도봉본원 김성원 회원님) 18.01.31
- 다음글제 생에 첫 봄이었습니다. 18.01.3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