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요가는 내 마음의 정신적 샤워(노원지원 서원희 회원님 수련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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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05회 작성일 18-01-3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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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이 사실은 사회생활이란 고속도로를 엑셀만 밟아대며 살던 내 삶에 급제동을 걸었고 혼란스런 파도가
한 차례 지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한 아이를 잉태한 엄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입덧도 없어서 임신의 징후를 크게 못 느꼈기 때문인지, 임신초기만 해도 친구들과 만나 수다 떨고
여행 다니고 영화 보는 게 너무 좋은 철없고 미흡한 엄마였다.
아이를 위한 태교에 힘쓰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허리와 골반이 빠개질 듯한 통증이 자주 찾아오기 시작했다.
몇 년 전 빙판에서 넘어진 사고 이후로, 집안일이나 좀 무리한 일을 하게 되면 어김없이 골반통증이
찾아왔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임신 후에는 그 증상이 더 심해져 심지어 걸레질이나 열심히 집안일을 하고
난 후에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조차 없이 꼬리뼈가 아팠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은 이틀이 멀다하고 내 허리와 골반을 지압하고 주무르는 일로 보내기 일쑤였다.
운동을 하면 임산부에게 좋다는 말에 무리하지 않고, 쉬워 보일 것 같은 운동을 찾았고 한국명상요가센터에 등록하여 운동을 시작한지 벌써 석달째가 된다.

요가를 시작하면서 처음 느낀 것은 바로 ‘아이와 함께하는 마음’이었다.
신기하게도 요가를 시작한지 5분도 채 안 되서 태동이 느껴지고, 끝날 때까지 활발히 노는 아이의 움직임을 느꼈다.
집에서는 태동조차 느끼기 힘들었는데 요가를 시작함과 동시에 아이와 함께 운동한다는 신비한 느낌에
1시간동안의 요가시간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끝나고 돌아오는 길은 목욕직후의 개운함마저 느끼게 했다.
두 번째는 고질적인 통증이 사라진 것이었다.
걸레질을 조금만 해도 그날 저녁 밀려들던 골반과 허리통증이 요가를 시작하고 일주일 쯤 후부터는
통증이 있었던가 잊어버릴 때가 많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허리를 주무르던 남편이 가장 반겼다.
무엇보다 아내가 건강하게 변하는 게 안심이 되었던지 아이 낳고도 요가는 계속 하라며 추임을 넣는다.
가끔씩은 자기 전에 내가 하는 요가동작을 옆에서 따라 하면서 말이다.
세 번째는 ‘마음의 안정’이었다..
급하고 바쁘게만 살아오던 내게 요가는 독특한 느낌의 운동이었다.
지난날 헬스며 수영이며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해 오던 운동들은 어쩌다 하루 쉬는 날엔 그 달콤함과
게으름에 빠져 차일피일 미루다 포기하게 돼 버렸지만, 그와 달리 요가는 오히려 주말저녁부터 새롭게
시작될 월요일 요가시간을 기다리곤 했던 것이다.
일주일 세 번 중에 어쩌다 오전타임을 못 가게 되는 날은 끼니라도 놓친 듯 마음이 허해서 오후타임은 꼭 나가곤 했다.
몸살이 나서 기운이 없을 때도, 심지어 조기통증으로 배가 아픈 와중에도 요가를 하고나면 몸이 한결 개운하고 정신적 샤워를 한 기분이었다.

갑작스런 조기통증으로 일주일이상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어야하는 게 답답했다.
일어나서 요가도하고 움직이고 싶은데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말에 링겔을 꽂고 최주희 원장님의 말씀대로 <이완과 호흡>을 최대한 따라하면서 통증이 사라지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빨리 회복하여 퇴원할 수 있었고 당분간 운동은 금물이라는 병원 측의 지시로 며칠은 집에서 쉬다가 다시 요가를 시작했다.
처음 며칠은 무리한 동작은 따라하지 않으며 수련을 하니 몸도 빠른 회복을 보였고 지금은 예전같이 건강한 상태로 출산예정일을 기다리고 있다.

한번 운동 삼아 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요가가 이제는 내 삶의 끼니같은 존재가 되었다.
달력의 월 수 금은 빨간 동그라미 표시를 해둬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날이 되었고, 요가로 인해 뱃속의
아이에게 편한 마음으로 대하다보니 자연스레 최상의 태교가 되었다.
고질적인 허리통증이 사라지니, 걱정도 없어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뭔가 다른 할 일을 찾게 되었고 독서, 뜨개질, 십자수, 임산부교실, 퍼즐, 한문급수공부에 이어 예비엄마 강좌도 찾아다니며 정보를 얻고
긍정적이고 활기차게 보내게 되었다.
막연하게 집에서 쉬고 늘어졌을법한 임신기를 적극적이고 건강하게 보낸 것은 요가의 힘이었으리라.
뿐만 아니라 책이나 강좌에서 듣는 출산대비법보다 실제로 <나비자세>나, <누워서 골반 벌리기>, <휴식4단계>같은 요가동작을 통해 출산에 접한 상황을 상상하며 운동을 하다 보니 출산의 두려움도 사라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아직도 따라 하기 힘겨운 동작도 있지만, 예정일까지 반드시 열심히 해서 자연분만을 할 것이다. 최주희 원장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모든 산모는 자연분만을 할 수 있다’는 말에 힘을 얻으면서 예정일까지 긍정적인 마음과, 건강한 몸을 길들이는 게 아이를 위한 길이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 2006년 3월 31일 노원지원 서원희 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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